그 길위에
그 길 위에이야기가 있고,지혜가 있고,여유가 있다.나는 매일 비슷한 길을 걷는다.같은 동네, 같은 나무, 같은 바람.하지만 걸을 때마다 다른 생각이 스며든다.어제는 잊었던 친구가 생각났고,오늘은 오래전에 떠나보낸 부모님 얼굴이 떠올랐다.걷는다는 건 그렇게 나를 다시 만나러 가는 일이다.예전엔 걷는 게 힘들었다.버스 타고, 차 타고, 빠르게만 움직였다.하지만 지금은 느릿한 발걸음이 더 좋다.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나이,놓친 풍경들을 다시 줍는 시간이기 때문이다.길에는 말이 없다.하지만 그 침묵이 좋다.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걷기가 아니라,나 스스로를 다독이는 걷기이기 때문이다.나는 이 길 위에서 늙어가는 것이 싫지 않다.내 나이를 안고, 내 속도를 따라,내 마음을 따라 걷는 지금이 좋다.그 길 위에 이야기가 ..
2025. 4. 17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