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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골살이2

삶도 블로그도 아직은 정착중입니다. 일흔이 넘은 지금,삶은 여전히 배우고 느끼는 일의 연속이라는 걸 실감합니다. 그리고 그 깨달음은 늘 땅 위에서 시작됩니다.흙을 밟고, 씨를 뿌리고, 손으로 가꾼 자리에서나는 오늘도 작고 소중한 하루를 살아갑니다.땅은 참 정직합니다.정성을 들인 만큼, 계절을 따라 조용히 응답해줍니다.처음 써보는 블로그도 그런 마음으로 시작합니다.서툴고 더딜지라도, 마치 밭을 일구듯 조금씩 내 이야기를 심어보려 합니다.걷다가 만난 들꽃, 마당에 떨어진 빗방울,작은 여행 속에서 마주한 풍경들,그 모든 것이 땅에서 이어지는 삶의 조각입니다.이곳이 그 조각들을 차곡차곡 모아두는,그리고 때때로 누군가에게 쉼이 되는 작은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. 2025. 5. 12.
시골살이 낭만보다는 생존 사람들은 가끔 내게 말한다.“그래도 시골은 공기 좋고 조용해서 좋잖아요.”맞다. 공기는 맑고, 조용하다.하지만 그 한마디로 시골살이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. 여기서의 하루는 온전히 ‘살기 위한’ 시간이다.2009년 12월, 나는 이 집으로 이사했다.허름한 집이었지만, 다행히 후배들이 도배와 장판을 도와주었다. 그 덕분에 조금은 아늑한 공간이 되었다. 방이 세 칸이었는데, 안방은 서재로, 작은 방 하나는 침실로, 또 다른 하나는 옷방으로 썼다.화장실은 대문 밖, 풀숲 사이에 있는 재래식이었다. 아마 대한민국에서 제일 오래된 해우소가 아닐까 싶다. 웃기지만, 그조차도 약간의 낭만이 있었다.사람들이 말하는 ‘시골의 낭만’은 마당에 핀 꽃, 푸른 논, 아침 안개 같은 것일지 모른다.하지만 그건 아주 짧은.. 2025. 5. 1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