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골살이 낭만보다는 생존
사람들은 가끔 내게 말한다.“그래도 시골은 공기 좋고 조용해서 좋잖아요.”맞다. 공기는 맑고, 조용하다.하지만 그 한마디로 시골살이의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. 여기서의 하루는 온전히 ‘살기 위한’ 시간이다.2009년 12월, 나는 이 집으로 이사했다.허름한 집이었지만, 다행히 후배들이 도배와 장판을 도와주었다. 그 덕분에 조금은 아늑한 공간이 되었다. 방이 세 칸이었는데, 안방은 서재로, 작은 방 하나는 침실로, 또 다른 하나는 옷방으로 썼다.화장실은 대문 밖, 풀숲 사이에 있는 재래식이었다. 아마 대한민국에서 제일 오래된 해우소가 아닐까 싶다. 웃기지만, 그조차도 약간의 낭만이 있었다.사람들이 말하는 ‘시골의 낭만’은 마당에 핀 꽃, 푸른 논, 아침 안개 같은 것일지 모른다.하지만 그건 아주 짧은..
2025. 5. 1.